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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영화 추천

채피 줄거리 관객수

후반부 현실감은 쩐다.

 

디스트릭트 9, 엘리시움의 각본과 연출을 맡았던 닐 블롬캠프. 그의 영화 '채피'에 대한 기대가 컸다. 이전 두영화를 워낙 재미있게 본터라. 그의 스토리 구성과 영상 그리고 신선한 액션과 화면장악능력. 그는 분명 자기만의 세계를 가진 감독이다.

 

 

영화 '채피'(Chappie)는 2015년 3월에 개봉했으며 최종 관객수는 57만명이었다. 상영시간 2시간이며 15세 관람가의 영화다. 참고로 그의 전작들인 엘리시움의 관객수는 120만명, 디스트릭트9의 관객수 85만명이었다.

 

그러고보면 그의 명성에 비해서는 한국에서 폭발적인 흥행을 기록한 작품은 없다. 그럼에도 그의 영화를 기대하게 하는 것은 그가 가진 뭔가 진보적인 액션과 철학적인 그 무엇, 영화 채피에도 그런 것을 기대했다.


영화 채피의 주연이 휴 잭맨으로 포스터에 나와있지만 실상 그는 주연이 아니다. 역할이나 분량으로 봐도 조연이라고 해야 맞다. 당시 어떻게라도 영화 홍보를 해야하니 궁여지책으로 그를 주연으로 내세운 것이다. 실제 이 영화의 주연은 로봇 채피지만 실제 사람 주연은 휴 잭맨이 아니라 슬럼독 밀리어네어에 출연했던 데브 파텔이라고 해야 더 정확할 것이다. 단순한 명령만을 따르던 채피에게 의식을 심어준 디온(데브 파텔) 그리고 한물간 거대한 로봇개발로 퇴물 취급을 받는 빈센트(휴 잭맨).

 

 

 

이 영화의 배경은 2016년이다. 폭주하는 범죄를 막고자 로봇 경찰 스카우트 군단을 설계한 로봇 개발자 디온. 그가 폐기된 스카우트 22호(채피)에 실험적으로 인공지능 즉 의식이라는 것으로 심어주며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시작이 된다. 영화가 시작하고 초반 스카우트들의 활약과 움직임, 채피가 탄생하기 전까지 상당히 흥미롭고 긴박하다. 속으로 혼자 외쳤다. '이거 걸작 하나 나오겠는걸.' 하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로봇 채피에게 심어진 인공지능, 그것은 완벽히 프로그램화가 된 것이 아니라 완전한 초기상태다. 즉 아기가 태어난 것처럼 하나씩 습득해나가야하는 것이다. 여느 영화와 다른 이 발상이 신선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영화가 30여분이 지나면서 채피가 의식을 가지고 애기처럼 하나씩 하나씩 배워가는 과정이 너무 길다. 한마디로 조금 지루했다. 이 장면을 조금 더 스피디하게 엮고 전체 상영시간을 줄였다면 좋았겠다는 생각도 든다. 전체 상영시간 2시간중 1시간가량이 이런 과정이니 한국관객들에게 어피할 수가 없었나보다.

 

 

 

채피가 본격적인 반격을 하는 시점 즉, 영화가 1시간 30분정도 지나고서야 지루함이 사라진다. 마지막 30분은 역시 닐 블롬캠프의 특기가 제법 살아난다. 적절한 액션, 기발한 발상, 그래도 마지막 30분때문에 이 영화 볼만했다.

 

 

 

이 영화,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SF액션의 진화를 목격하라'라는 카피가 무색하게(기술적인 영상의 진화는 있을지 몰라도), 전체적인 이야기구도와 배경화면이 자꾸 1987년도 영화 '로보캅'을 연상시킨다. 하지만 이 영화 '채피'는 '로보캅'이 가졌던 적재적소의 액션 그리고 군데군데 볼 수 있었던 묵직한 철학적 메시지를 따르지는 못했다. 그러고보면 약 30년전의 로보캅이 얼마나 대단한 영화였는지 새삼 느낀다.

 

 

그럼에도, 이 영화를 그냥 지나칠 수는 없다. 후반부 로봇의 현실감만은 정말 쩔기 때문이다. 닐 블롬캠프의 채피2가 나온다면 그때는 액션과 스릴의 적절한 배합, 관객들에게 인간과 로봇의 경계선에서 가질 수 있는 철학적 물음과 고뇌에 좀 더 집중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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